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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소 pH 제어를 통한 ε-카프로락톤 전기합성을 형상화한 이미지 [출처=서울대학교 공과대학]서울대(총장 유홍림)에 따르면 공과대학 화학생물공학부 류재윤 교수 연구팀이 전극 주변의 산성도인 ‘국소 pH’를 제어해 산소와 전기를 이용한 유기 화합물 합성의 효율과 선택성을 높이는 기술을 개발했다.연구팀은 과산화물 산화제를 별도로 첨가하지 않고 플라스틱과 정밀화학 소재의 원료인 락톤과 에폭사이드를 합성했다. 전극 간격과 전해액의 흐름을 조절하는 반응기 설계를 통해 목표 생성물 선택성을 약 16%에서 97%까지 높였다.이번 연구가 다룬 화합물은 일상에서 쓰이는 소재와도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락톤은 생분해성 플라스틱과 폴리우레탄의 원료로 활용되며, 에폭사이드는 접착제와 코팅재, 전자소재용 에폭시 수지의 기본 원료다.2갸 물질은 의약품과 정밀화학 제품을 만드는 중간체로도 폭넓게 쓰인다. 이처럼 산업 전반에서 쓰이는 화합물의 합성 방식을 개선하는 일은 보다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화학 공정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화학회(ACS)가 발간하는 화학 분야 최고 권위 국제학술지 ‘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JACS)’에 게재됐다.유기 전기합성은 전기를 이용해 유기 화합물을 만드는 기술이다. 기존 화학 합성에서 사용되는 산화제나 환원제의 사용을 줄일 수 있어 지속가능한 화학 공정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기존 연구는 주로 전압, 전극 재료, 전해질 조성처럼 용액 전체에 적용되는 조건을 최적화하는 데 집중해 왔다. 정작 분자가 전자를 주고받으며 실제 반응하는 전극 바로 주변의 미세한 환경은 상대적으로 충분히 고려되지 않았다.연구팀은 이러한 미시적 환경이 합성 결과를 좌우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전극에서 수소이온이 생성되거나 소모되는 속도가 용액 내 이동 속도보다 빠르면 국소 pH는 용액 전체의 pH와 크게 달라질 수 있다.연구팀은 이러한 차이가 반응에 필요한 활성 산소종의 생성뿐 아니라 유기 분자의 반응성과 생성물의 안정성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밝히고, 이를 반응기 설계를 통해 제어하는 방법을 제시했다.이러한 현상이 유기 전기합성에서 얼마나 폭넓게 나타날 수 있는지도 살펴봤다. 연구팀이 2010년 이후 발표된 관련 논문 600편 이상을 분석한 결과, 조사 대상의 약 89%에서 적어도 한쪽 전극의 반응에 전자뿐 아니라 수소이온인 양성자의 이동이 관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이는 국소적인 산성도 변화가 일부 특수한 반응에만 해당하는 현상이 아니라 유기 전기합성 전반에서 고려해야 할 변수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실제 전기화학적 측정에서도 차이는 뚜렷했다. 용액 전체가 명목상 중성인 조건에서도 음극 주변은 약 pH 11의 염기성, 양극 주변은 약 pH 2.5의 산성을 띠는 것으로 추정됐다.이처럼 극단적인 국소 환경에서는 반응에 필요한 활성 산소종의 공급이 줄어들고, 출발 물질의 화학적 형태가 달라지며, 생성된 물질의 분해가 촉진될 수 있다.용액 전체의 pH를 맞추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실제 반응이 일어나는 전극 주변의 미세 환경까지 고려해야 하는 이유다.연구팀은 이를 확인하기 위한 대표 반응으로 ‘바이어-빌리거 산화’를 활용했다. 바이어-빌리거 산화는 케톤에 산소 원자 하나를 삽입해 에스터나 락톤으로 바꾸는 유기 산화 반응이다.락톤은 고리 형태의 에스터 화합물로, 생분해성 플라스틱과 폴리우레탄 등의 원료로 활용된다. 기존 바이어-빌리거 산화는 과산화산 등 반응성이 큰 산화제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시약 취급과 부산물 처리에 부담이 있었다.연구팀은 이러한 산화제를 외부에서 첨가하는 대신 산소 기체를 전극에서 활성화해 유기 분자에 산소 원자를 전달하는 전기화학적 반응 경로를 확립했다. 동위원소 추적 실험에서는 생성물에 삽입된 산소 원자가 물이 아닌 산소 기체에서 유래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또한 음극에서 산소가 환원되며 만들어지는 활성 산소종이 산소 전달 반응을 시작하고, 이때 함께 생성된 과산화수소가 양극에서 다시 활성 산소종으로 전환되는 경로를 규명했다.즉, 두 전극이 각각 분리된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반응에 필요한 활성종의 공급을 유지하는 구조다. 연구팀은 이 과정이 국소 pH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을 확인해, 전극 주변의 산성도를 제어해야 하는 이유를 반응 원리를 통해 밝혔다.연구팀은 컴퓨터 시뮬레이션과 전기화학적 측정을 결합해 국소 pH 변화를 분석했다. 이를 바탕으로 전극 사이의 간격을 좁히고 전해액이 전극 사이를 흐르도록 반응기를 설계했다. 양극의 산성 환경과 음극의 염기성 환경이 서로 상쇄되도록 유도해 극단적인 pH 편차를 줄이는 원리다.제어 효과는 같은 반응 장치에서 조건만 달리해 정량적으로 확인됐다. 국소 pH 편차를 완화하지 않은 조건과 비교했을 때, 목표 생성물이 선택적으로 얻어지는 비율은 약 16%에서 약 97%로 높아졌다.단위 시간당 생성량 역시 전해액의 흐름 속도를 높일수록 꾸준히 증가했으며, 시험한 유속 범위의 양 끝을 비교하면 약 14배 차이를 보였다.전극 사이 간격을 20mm에서 4mm로 좁혔을 때도 생성 속도는 약 2.2배 증가했다. 특히 용액을 흐르게 하지 않으면 전압과 용액 조성이 같아도 목표 생성물이 거의 얻어지지 않았다. 이는 반응의 성패가 전극 재료나 전압뿐 아니라 국소적인 반응 환경에도 크게 좌우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연구팀은 이렇게 확립한 조건에서 18종의 케톤 화합물로부터 락톤을 합성했으며, 대표 생성물인 ε-카프로락톤은 82%의 수율로 얻었다.ε-카프로락톤은 생분해성 고분자인 폴리카프로락톤의 원료로, 수술용 봉합사와 약물전달체 등 의료용 소재로 활용된다. 같은 국소 pH 제어 원리를 에폭사이드 합성에도 적용해 6종의 알켄 기질에서 생성물을 얻었다. 이는 접착제와 코팅재, 전자소재용 수지 등 다양한 화학 원료 합성에도 이 원리를 적용할 가능성을 보여준다.이번 연구는 외부 과산화물 산화제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면서 산소와 전기를 활용해 유기 화합물을 합성하는 반응 경로와 반응기 설계 원리를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특히 상온·상압에서 반응이 진행돼 별도의 가열이나 가압 설비가 필요하지 않으며, 전기를 에너지원으로 활용한다는 점에서 향후 재생에너지 전력과 연계한 화학 공정 개발에도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산업적으로는 의약·정밀화학 중간체 분야 등에서 활용 가능성을 검토할 수 있다. 이 분야는 부가가치가 높고 안전 관리가 중요한 만큼, 위험한 산화제 사용 부담을 줄이고 비교적 작은 장치로 운영할 수 있는 전기화학 공정의 장점과 맞닿아 있다. 다만 상업 생산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공정 최적화와 대량 생산 검증이 필요하다.더 넓게는 유기 전기합성을 전압이나 용액 조성의 최적화에서 나아가, ‘분자가 실제로 반응하는 환경의 설계’로 확장했다는 점이 중요하다.양성자 이동이 관여하는 다른 전기합성 반응에서도 국소 pH를 고려하면 반응 효율과 선택성을 개선할 수 있는 새로운 설계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이번 연구에는 서울대학교 화학생물공학부 민성현·이정훈 석사과정생이 공동 제1저자로, 김한주 석박사통합과정생이 공동저자로 참여했으며, 류재윤 교수가 연구를 총괄했다.민성현·이정훈 석사과정생은 향후 국소적인 반응 환경을 고려한 유기 전기합성 연구를 바탕으로, 다양한 유기 화합물 합성에 적용할 수 있는 전기화학 반응 및 공정 연구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한편, 이번 연구는 서울대학교, 한국연구재단 및 기초과학연구원(IBS)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참고 자료- 논문명/저널 : Local pH Control Promotes Oxygen-Atom Transfer Electrosynthesis, 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 DOI : 10.1021/jacs.6c12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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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항가속기연구소에서 실시간 GIWAXS로 측정한 HZO 박막의 방사광 X선 회절 패턴 [출처=서울대학교 공과대학]서울대(총장 유홍림)에 따르면 공과대 재료공학부 박민혁 교수 연구팀은 성균관대 김윤석 교수, 전남대 이영환 교수, 포항가속기연구소 전태열 박사 연구팀과 함께 차세대 비휘발성 메모리 소재로 주목받는 하프니아-지르코니아(HZO)의 열처리 과정에서 정보를 기억하는 성질을 지닌 강유전상이 형성되는 전 과정을 실시간으로 추적했다.그 결과 산소 빈자리의 양에 따라 결정화 온도와 최종 결정상이 달라지고, 메모리 저장 성능에도 큰 차이가 난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8 월24일 국제 저명 학술지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게재됐다.강유전체는 전원이 꺼진 뒤에도 전기적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물질이다. 이 때문에 전원이 꺼져도 정보를 보존하는 비휘발성 메모리와 저전력 반도체 소자의 핵심 후보 소재로 꼽힌다.특히 하프니아계 강유전체는 기존 실리콘 반도체 공정과 호환성이 높으면서 수 나노미터 두께에서도 강유전성을 구현할 수 있어 차세대 고집적 메모리 소재로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문제는 HZO가 처음부터 강유전체의 성질을 갖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HZO에서 강유전성을 만드는 사방정상은 원자 배열이 비대칭인 구조로, 가장 안정한 상태는 아니지만 특정 공정 조건에서 유지되는 ‘준안정 결정상’이다.연구진은 특히 열처리 후의 최종 구조보다 비정질 박막에서 결정이 처음 만들어지고 이후 강유전상을 비롯한 결정상이 선택되는 과정에 초점을 맞췄다. 기존의 열처리 전후 분석만으로는 이러한 변화를 정확히 구분하기 어려웠다.연구의 핵심 변수는 ‘산소 빈자리’였다. 산소 빈자리는 HZO를 구성하는 산소 원자가 제자리에서 빠져나가 생기는 원자 수준의 작은 결함이다.연구진은 원자층증착 공정에서 오존 주입량을 달리해 산소 빈자리 농도가 서로 다른 10nm 두께의 HZO 박막을 제작하고, 산소 빈자리의 양에 따라 결정화 경로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비교했다.이후 포항가속기연구소의 방사광을 이용한 실시간 스침각 광각 X선 산란(GIWAXS) 분석을 통해 비정질 상태의 박막이 가열 과정에서 결정으로 변하고, 냉각을 거쳐 최종 구조로 안정화되는 전 과정을 연속적으로 추적했다.온도에 따른 격자 간격과 열처리 후 박막에 남는 미세한 늘어남이나 줄어듦인 ‘잔류 변형’을 구분해 분석하고, 결정립의 크기와 성장 방향, 각 결정상의 상대적 비율도 함께 비교했다.이를 통해 산소 빈자리의 양이 결정화 시점부터 결정립 성장, 결정상 선택, 최종 전기적 특성까지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했다.스침각 광각 X선 산란(GIWAXS)은 X선을 얇은 박막에 비스듬히 쏴 원자 배열의 변화를 회절 무늬로 읽는 분석법을 말한다.분석 결과, 산소 빈자리가 많을수록 HZO의 결정화는 늦어졌다. 산소 빈자리가 많은 박막에서는 원자 배열의 재정돈과 초기 결정핵 형성이 방해돼 더 높은 온도에서야 결정화가 시작됐다.결정화 이후에도 결정립의 수평 방향 성장이 억제됐으며, 강유전성을 나타내는 사방정상보다 전기적 분극을 만들지 않는 비강유전성 정방정상이 상대적으로 오래 유지됐다.반대로 산소 빈자리가 적은 박막에서는 결정화에 필요한 에너지 장벽이 낮아지고 결정립 성장이 원활하게 진행됐다. 그 결과 더 낮은 온도에서 결정화가 시작됐다.정보를 기억하는 데 필요한 강유전성 사방정상이 보다 유리하게 형성됐다. 원자힘현미경을 이용한 국소 압전반응과 전기적 분극 측정에서도 이러한 구조 분석과 일치하는 경향이 나타났다.차이는 수치에서도 뚜렷했다. 산소 빈자리가 적은 박막은 산소 빈자리가 많은 박막보다 결정화 시작 온도가 30℃ 낮았다. 또한 같은 400℃에서 메모리의 0과 1을 구분하는 저장 신호를 나타내는 전환 가능 분극량(2Pr)도 약 11배 컸다.이번 연구는 산소 빈자리를 단순히 제거해야 하는 결함이 아니라, HZO 박막의 결정화 시점과 강유전상 형성 경로를 조절하는 핵심 공정 변수로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특히 더 낮은 온도에서 강유전상을 형성할 수 있다는 점은 반도체 공정 측면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낮은 온도에서 강유전성을 확보하면 이미 형성된 배선과 소자의 열 손상을 줄여야 하는 반도체 후공정에 유리하기 때문이다.이번 연구에서 밝혀낸 산소 빈자리와 결정화 경로의 관계는 향후 임베디드 비휘발성 메모리와 3차원 집적 메모리 등 차세대 메모리 기술에 활용돼 스마트폰·자동차·사물인터넷 기기 등에서 전원이 꺼져도 정보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고집적·저전력 메모리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공동 제1저자인 정현우 서울대 석박사통합과정생은 산화하프늄계 강유전체의 산소 빈자리·응력 제어와 방사광 기반 실시간 구조 분석을 연구하고 있다. 향후 반도체 공정 및 메모리 소자 연구개발 분야에서 차세대 비휘발성 메모리 기술 개발을 이어갈 계획이다.공동 제1저자인 이재욱 서울대 석박사통합과정생은 산화하프늄계 강유전체의 저온 결정화 공정과 신규 전극 소재 개발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향후 반도체 공정 및 메모리 소자 분야에서 고성능·저전력 차세대 비휘발성 메모리 기술 개발을 이어갈 계획이다.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을 통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RS-2025-12872969, RS-2024-00444182).박민혁 교수는 “이번 연구는 산소 빈자리를 단순히 제거해야 하는 결함이 아니라, HZO 박막의 결정화 시점과 강유전상 형성 경로를 설계하는 핵심 변수로 규명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실시간 방사광 분석을 통해 열처리 과정에서 일어나는 구조 변화를 직접 추적함으로써, 최종 전기적 특성이 형성되는 원인을 보다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참고 자료- 논문명/저널: Oxygen-Vacancy-Regulated Crystallization and Ferroelectric Phase Stabilization in Hf0.5Zr0.5O2 Thin Films,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DOI: 10.1002/adfm.77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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