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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4-09▲ 민진규 국가정보학 15판 표지 [출처= iNIS]개정 15판을 내면서 우리나라 국민은 1993년 문민정부가 출범하며 군부독재를 종식시켰을 뿐 아니라 사회적으로 민주화가 크게 진전됐다고 믿었다. 하지만 군·검찰·경찰·정보기관 등 권력기관은 호시탐탐(虎視眈眈) 부당한 권력을 행사하기 위한 수단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이다. 특히 휴전선을 맞대고 남북한이 대치하는 상황에서 막강한 무력을 보유한 군대는 쿠데타를 활용해 과거의 화려한 영화를 회복하고자 하는 유혹에 쉽게 무너졌다.문민정부 이후 보수정당은 한반도에 긴장을 조성해 권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착각에 빠져 국기를 문란하는 행위를 반복했다. 보수정당은 1997년 대통령선거에서 국가안전기획부를 동원해 북풍 및 총풍사건을 일으켰다. 어렵게 물꼬를 튼 남북대화를 무산시키기 위해 강경책을 일삼으며 권력을 장악하는 것에만 골몰했다. 급기야 광우병 파동, 세월호 침몰, 이태원 압사 등과 같은 국가적 재난마저 권력 유지의 수단으로 삼으려 시도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탄핵하며 민주화 세력을 척결하려 시도했지만 오히려 보수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과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탄핵당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보수 세력과 권력기관에 대한 국민의 불신은 하늘을 찔러 더 이상 방관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사회가 건전하게 발전하려면 진보와 보수가 적절하게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 권력기관에 근무하는 공무원도 비뚤어진 엘리트 의식과 권력욕을 버리고 바람직한 국가관을 갖출 때 국민으로부터 존경받을 수 있다. 35년 이상 정보 관련 업무를 수행한 필자가 15판을 다시 집필한 계기는 다음과 같다. 첫째, 국가정보학은 군 정보기관에 입사하려는 수험생이 공부해야 하는 단순한 지식을 포함한 학문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우리나라에서 시험은 천편일률(千篇一律)적으로 암기한 지식을 측정하는 도구로 전락해 무용론이 팽배한 실정이다. 시험은 단순히 공무원이 갖춰야 지식을 확인하는 절차를 넘어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할 수 있는 소양을 쌓고 공직윤리를 정립하는 계기를 제공해야 한다. 그럼에도 아직도 시험에 출제되는 대부분의 문항은 암기 능력을 테스트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어 안타깝다. 둘째, 국가정보학뿐만 아니라 모든 학문은 실천하기 위해 존재하므로 지행합일(知行合一)의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기 위해 외우는 지식이 실제 업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시험 자체는 아무런 쓸모가 없는 절차에 불과하다. 또한 공부를 통해 체득한 지혜(wisdom)가 행동으로 발현되지 못한다면 올바른 인생을 살아가기가 어렵다. 수많은 정치인과 권력자의 삶을 살펴보면 가식적인 행동을 일삼고 비뚤어진 욕망을 채우기 위해 발버둥 치는 인생은 사회적으로 존경받기 어려우며 말로(末路)가 아름답지 못했다.셋째, 국가정보학은 군 정보기관에 근무하려는 수험생 뿐 아니라 정보업무에 관심을 가진 모든 사람이 배워야 하는 학문이라고 인식해야 한다.정보화 사회에서 모든 사람은 정보를 다뤄야 하므로 정보의 순환단계나 특성을 이해하는 것이 일상생활을 영위하거나 직업을 선택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국가정보학은 정치학·행정학·법학·사회학·심리학·철학·컴퓨터공학 등을 총망라하는 학문이라 연구할 영역이 광범위하다. 그럼에도 지난 20여 년 동안 체계적으로 정리된 이론서가 부족해 학문이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특히 첩보수집론·정보분석론·정보통제론·정보시장론·정보전쟁론·산업정보론·국가방첩론·테러정보론·범죄정보론·국가위기론·정보시장론·정보조직론 등에 관한 전문 서적이 하루빨리 나와야 한다. 넷째, 국가정보학은 4차 산업혁명(Industry 4.0)을 선도할 인재를 육성하고 인공지능(AI)과 같은 신산업을 융성시킬 통찰력(insight)을 제공해 줄 선진화된 학문이라는 점도 잊지 않아야 한다.일부 비뚤어진 엘리트 의식과 일천(日淺)한 지식으로 전문가를 자처하는 학자나 공무원이 진정한 정보화 사회를 끌어가지 못한다는 점은 이미 검증됐다. 그렇다고 정보통신기술(ICT)에 능통한 과학자(scientist)나 엔지니어(engineer)가 미래 사회를 선도할 수 있다는 치기 어린 주장도 어불성설(語不成說)에 불과하다.애플(Apple)의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가 인문학 공부를 통해 사업의 대전환(transformation)을 도모했다는 사실이 이를 반증한다. 인문학적 고찰과 철학적 사유가 뒷받침하지 못한 과학기술은 단순한 도구(tool)로 용도가 제한된다. 마지막으로 국가정보학은 정보를 다루는 기교(技巧)가 아니라 진정한 정보전문가를 양성할 지식과 철학을 융·복합한 고도로 정제된 지혜를 포용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 군무원 시험에서 출제하는 문항도 이러한 기조에 맞춰 재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필자는 현장에서 다양한 정보 경험을 쌓았으며 20년 이상 국가정보학 뿐 아니라 학문에 대한 연구를 게을리하지 않아 조만간 출간할 책까지 포함하면 500여 권에 달하는 전문 서적을 집필했다. 모든 책이 정보화 사회를 선도할 정보전문가가 배워야 하는 책이라고 볼 수 있다. 12·3 비상계엄령으로 만신창이 되어버린 정보기관의 위상을 재정립하고 이해관계자 모두에게 밝은 미래를 제공할 방법은 올곧은 전문가의 태도(attitude)를 갖는 것이다. 공부를 열심히 해 좋은 대학을 나오고 전문 자격증을 취득한다고 전문가로 존경받을 수 있는 것은 더욱 아니다. 독자 여러분은 우리 사회에 존경할 어른이 없다고 한탄하지 말고 스스로 사회의 모범이 될 인생을 살겠다는 각오를 다지길 바란다.정보학의 영역은 무궁무진(無窮無盡)해 배울수록 매력이 넘치는 학문이라는 점도 다시 한번 더 밝힌다. 모두가 정보전문가로서 보람찬 인생을 살 비전(vision)을 정립하길 바란다.2026년 4월 10일 민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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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31군인공제회(MMAA, The Military Mutual Aid Association)는 1984년 군인 및 군무원의 생활 안정과 복지증진을 도모하고, 국군의 전력 향상에 기여하기 위해 설립된 비영리 공익법인이다. 군인들의 정년이 짧고 사회적응이 어려워 퇴직 이후의 안정적인 생활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부사관 이상의 현역 군인과 군무원들이 주축이 됐다. 군인공제회는 현재 회원 17만 명, 자산 8.5조원, 산하사업체 10개를 보유하고 있다.군인공제회가 군인들의 생활안정과 복지의 근본취지는 망각한 채 방만하게 운영된다는 지적을 하는 전문가가 많다. 관리감독기관인 국방부와 감사원 감사 역시 미흡하다고 비판을 듣는다. 군인은 다른 공무원에 비해 퇴직연령이 낮고, 사회와 교류가 적어 퇴직 후 사회적응을 하기 어렵다.이런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만든 것이 군인공제회고, 군인공제회의 안정적인 수익창출은 전∙현직 군인의 사기진작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군인공제회의 윤리경영 현황을 진단하기 위해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8-Flag Model’을 적용해 보자. ◇ 회원가치 제고한다고 하지만 각종 임직원 비리는 끊이지 않아◆ Leadership(리더십, 오너/임직원의 의지)군인공제회는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회원급여 저축사업, 내집 마련 주택사업, 복지후생사업 등 수익사업을 한다. 비전(vision)은 ‘군인 및 군무원의 생활안정과 복지증진을 도모하고 국군의 전력향상에 기여’고, 경영목표는 ‘회원에게 믿음과 희망을 주는 공제회 육성’이다.경영방침은 회원복지사업 내실화, 수익창출 역량강호, 책임∙자율경영체제 정착, 윤리∙투명경영 등 4가지다. 회원복지사업 내실화는 회원급여저축 안정화, 회원주택마련 적극추진, 회원편익 증진을 위한 제도개선으로 달성한다. 수익창출 역량강화는 안정적 투자를 위한 시스템 개선, 사업관리체제 강화, 금융∙건설사업 이익극대화를 실천한다. 책임∙자율경영체제 정착은 책임경영 및 성과위주 운영, 사업체 경영합리화, 인사 및 홍보체계 확립 등으로 이룬다. 윤리∙투명경영은 윤리∙행동강령 준수, 사업의 투명성 확보 등으로 지킨다.글로벌 경제위기를 맞아 경기침체에 선제적이고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스마트 경영, 스마트 투자, 스마트 회원관리 등의 핵심가치를 제시하고 있다. 선진 경영기법에 의한 조직관리, 포트폴리오 조정, 투명한 투자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믿음과 희망을 주는 군인공제회’라는 기치를 내 걸고 높은 수익률과 안정적인 자산 운용을가장 중요한 책무로 삼고 있다. 그러나 경제가치나 기치와는 달리 임직원의 모럴 해저드(morale hazard)에 의한 비리도 끊이지 않고 있다. 부동산개발을 위한 대출편의 제공, 각종 사업의 납품대가 수수, 무리한 주식투자로 인한 손실초래 등 부정부패 소지와 손실가능성은 잠재하고 있다. 벤처기업이나 자원개발과 같은 손실위험이 높은 곳에 투자하는 것은 배임행위라고 볼 수 있다.회원 15만 명이 매월 내는 장기저축격인 '회원급여저축' 납입금을 바탕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위험성이 높은 투자를 최대한 지양해야 한다. 회원들은 저축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손실위험성이 없다고 판단한다. 군인공제회의 임직원의 대다수는 전직 군인이나 군무원이다. 특히 경영진은 고위급 장교출신들이 다수를 점하고 있는데, 이들이 막대한 규모의 자금을 운용할 수 있는 전문성을 가졌는지 판단이 되지 않는다. 군인은 조직에 대한 충성심이나 도덕성이 기본 가치임에도 불구하고, 각종 비리행위가 근절되지 않는 것은 회원의 이익이 아니라 자신들의 몫을 챙기려는 이기주의가 조직 내부에 팽배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보인다. 최소한의 기본가치를 보여주지 못하면 퇴직자를 우대할 이유가 없다. 조직은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아진다. ◇ 사업준칙은 명쾌하나 윤리경영을 정착시킬 제도는 미비◆ Code(윤리헌장)군인공제회는 윤리강령을 제정해 임직원이 투명하고 윤리적이고 법적인 경영활동을 추구하기 위해 지켜야 할 기본 정신∙근무윤리 등 공제회의 판단과 행동의 기준으로 삼고 있다. 윤리강령은 기본정신, 경영활동, 사회적 책임, 근무윤리 등으로 구성돼 있다.경영활동에서 공제회의 주인은 회원이고, 합리적인 의사결정과 투명한 경영으로 회원에게 도움이 되는 경영활동을 추구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사회적 책임은 상거래 관습과 법규를 준수하고, 사회발전에 기여하며, 정치활동을 하지 않는 것으로 달성한다.임직원 행동강령은 공정한 직무수행, 부당이득의 수수금지, 건전한 공직풍토의 조성, 위반시의 조치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강령위반 여부가 불확실할 경우 행동강령 책임관이나 감사와 상담을 할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다. 행동강령 책임관은 감사실장이 담당한다. 행동강령을 준수하기 위한 각종 행정서식도 제시하고 있다.공정한 직무수행을 해치는 지시에 대한 소명서, 공정한 직무수행을 해치는 지시에 대한 상담요청서, 정치인 등의 부당요구 보고(상담요청)서, 외부강의∙회의 등 신고서, 금전 거래(부동산 대여) 신고서, 금품 등 반환비용 청구서, 금품 등 접수·처리대장, 상담기록관리부, 행동강령 위반행위 신고서 등이 있다. 윤리헌장과 행동강령이 매우 형식적이라고 판단된다. 다른 공기관과 달리 비윤리적 행위를 신고할 수 있는 다양한 서식을 제시하고 있지만 얼마나 활용되고 있는지 의문이다. ◆ Compliance(제도운영)군인공제회가 각종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항상 염두에 두고 일관되게 업무수행에 적용해야 하는 기준이 되는 규칙, 격률(格率), 준규(準規)로서 사업준칙을 제정했다. 윤리의 준칙, 합법성의 준칙, 안전성의 준칙, 수익성의 준칙, 상승성(WIN-WIN)의 준칙 등이 있다. 윤리의 준칙은 사회에서 널리 통용되고 있는 보편적인 윤리개념과 공제회가 추구하는 목적에 부합해야 된다는 의미다. 합법성의 준칙은 법령이나 규범에 저촉되거나 벗어나지 않고, 이치에 맞는 합리성을 기초로 하고 있다.안전성의 준칙은 기금의 잠식이 있어서는 안되고, 회원목돈마련저축에 대해 원금과 약정된 금리의 이자를 보장 해 주는 기본임무를 잘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수익성의 준칙은 최대로 가능한 수익의 획득을 추구해야 한다는 의미다. 상승성의 준칙은 회원, 고객, 소비자, 정부(국방부/군), 관 계 회사, 은행, 거래업자, 경쟁기업 등 이해관계자와 상호이익을 도모해야 한다는 원칙이다.자산운용에서 부정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리스크관리위원회, 투자전략위원회 등을 별도의 조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사장의 산하에 법무실과 감사실을 두고 있으나, 감사의 독립성이 명쾌하게 보장되어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자체적으로 기금을 운용할 능력이 없어 이를 대행해줄 운용사를 선정할 때 부정행위가 발생할 여지가 크다.대부분의 공조직은 내부통제를 위한 제도는 잘 구비돼 있으나 운영이 잘 되지 않아 부패행위가 근절되지 않는다. 사업준칙은 선언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고, 내부고발제도나 위원회가 효과적으로 작동될 때 윤리경영은 정착되는데 제도가 미비하다. ◇ 윤리교육은 베일에 쌓여 있고, 의사결정검증시스템도 오류◆ Education(윤리교육 프로그램)군인공제회의 각종 자료를 검토하면서 놀랐던 점은 비윤리 행위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윤리교육을 시행했다는 이력(history)을 찾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군대가 상대적으로 깨끗한 조직이고, 군인들은 청렴하다는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최근의 비리행위를 보면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공제회의 임직원도 대부분 청렴하고 윤리경영을 준수하겠지만, 유혹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으므로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유혹의 종류와 방법도 변하고 있다는 점도 교육의 필요성을 높이고 있다. ◆ Communication(의사결정과정)군 조직이 비밀주의를 강조하면서 의사결정 과정이 불투명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고의결기구는 37인으로 구성된 대의원회다. 운영위원회와 이사회가 별도로 있다. 이사회는 이사장 외 3인으로 구성되며 투자기관 선정, 신규사업 승인을 하게 된다. 군인공제회는 자산을 사모투자펀드(PEF), 사회간접자본(SOC) 펀드 등에 투자를 하고 이를 운용할 운용사(GP_를 선정하고 있다. 운용사 선정 기준으로 과거 운용실적, 운용전략, 내부통제시스템, 운용능력, 안정성 등의 평가지표를 갖고 있다.군의 속성상 의사결정은 신속하지만, 결정과정 자체는 베일에 쌓여 있다. 나름대로 투자위험을 탐지해 내기 위한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고 주장한다. 내부투자시스템은 사업제안서 접수, 타당성 검토, 시스템 분석, 외부전문가 집단을 활용한 크로스체킹, 리스크 최소화 및 수익 극대화 방안 논의, 결제 과정, 협상의 순으로 진행된다. 다단계의 의사결정과정을 거치면서 위험이 최소화된다는 논리다.감사실도 의사결정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비리행위를 적발하기 위해 존재한다. 주장도 일리가 있지만 지난 몇 년 동안 발생한 비리행위가 내부적으로 적발된 경우가 거의 전무하고, 일반직원들이 뇌물을 받고 추진한 일들이 대부분 원안대로 성사됐다는 것을 보더라도 내부투자시스템에 허점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체 홍보내용을 보더라도 이사회에서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투자안을 원안대로 통과시킨다고 한다. 의사결정과정의 검증시스템이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 고수익보다는 안정성을 추구하고 투명경영을 하는 것이 회원들에게 유리◆ Stakeholders(이해관계자의 배려)군인공제회 임직원의 양대축이 군대에서 경리와 공병출신이라고 한다. 경리는 회계를 꼼꼼하게 챙기고, 공병은 땅의 가치를 볼 줄 아는 것이 장점이다. 이 양대 인맥을 바탕으로 설립 후 수십 년 동안 흑자를 유지하기도 했다. 군인공제회는 회원들의 이익과 복지를 위해 존재하는 기관이지만 무리한 목표설정은 오히려 부정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다.일반 시중은행 금리가 계속 낮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제회가 회원들에게 지급하는 금리는 소폭 내리는 데 그쳤다. 기존의 8%에서 현재 6%대로 내려 오기는 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6% 대의 수익률을 회원들에게 지급하려면 최소 8~12%의 이익을 내야 적자를 면할 수 있다.현재 다른 연기금이나 주식시장의 현황을 고려하면 어렵다. 그렇다 보니 위험이 큰 사업에 투자하고, 투자금을 날리거나 손실이 발생하는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된다. 현재의 추세로 가면 오래지 않아 전액 자본잠식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전문가도 많다.국내의 부동산이나 금융투자로 수익을 내기 어렵다 보니 국내 광산 개발에서부터 중국 내몽고 유연탄 개발사업, 필리핀 전자주민카드사업 등 해외 투자사업까지 자산운용 영역을 넓히고 있다. 금융투자도 간접투자방식에서 벗어나 M&A에 직접 참여하기도 한다. 2000년대 초기에 투자한 M&A건에서 막대한 수익을 내기도 했지만 대외 경제여건의 호재가 주요 요인이었다.투자의 귀재라는 찬사를 듣기에는 부족하다는 말이다. 회원들과 수익률 조정에 대한 합의가 필요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자산을 운용하는 것이 회원들의 이익에 더 부합된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 Transparency(경영투명성)군인공제회가 원칙 없는 문어발식 확장을 하면서 정부의 특혜를 받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투자결정도 비밀주의에 묻혀 제대로 검증하지 않는다는 평가도 받는다. 이런 주장에 대해 군인공제회는 내외부의 검증절차가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그리고 문어발 사업확장이 아니라 투자포트폴리오를 위한 사업다각화라고 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회원 제일주의라는 대명제를 실천하기 위해서도 경영투명성이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한다.2012년 국정감사에서 부동산 개발 사업 등에 무리하게 투자했다가 약 2조원을 회수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이런 지적에 대해 군인공제회는 특별관리 대상으로 정한 사업장 규모는 5,100억 원 정도로 추정하고 있고 인허가 문제만 해결되면 원금 회수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 주장은 부동산경기가 빠른 시일 내에 살아난다는 것을 가정한 것이다. 하지만 부동산 전문가들은 건설경기가 침체국면에 접어들어 회복에는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진단한다.설립 후 27년 동안 흑자를 내다가 2011년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부동산 호황으로 목표 수익률을 달성했지만 부동산 경기침체로 인해 대규모 손실이 난 것이다. 상당한 금액이 부동산 개발사업에 묶여 있는 것은 사실이고,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지 않으면 손실은 불가피하다는 점도 인정할 필요가 있다. 모든 사람들이 아는 사실을 숨기기 급급하고, 변명으로 일관하면 불신만 초래한다. 전면적인 경영진단을 통해 부실규모를 객관적으로 판단해 공개하는 것이 경영투명성을 확보하는 지름길이다. 군의 작전은 비밀유지가 중요하지만, 금융기관은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으면 신뢰를 얻을 수 없다. ◇ 사채업체, 국민혈세 먹는 민자사업 투자 등은 자제해야◆ Reputation(사회가치 존중)1997년 IMF외환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외자유치만 강조하면서 정체가 불분명한 외국계 자금이 많이 유입됐다. 이들은 헐 값으로 나온 각종 공공 및 민간 자산을 사들여 배를 불렸다. 그리고 정부가 추진한 민자사업에 투자해 막대한 이익을 얻었다. 알짜 사업에 투자해 지금도 왕성하게 이익을 내고 있는 펀드가 맥쿼리펀드다. 호주계 은행인 맥쿼리뱅크가 주도한 컨소시엄이지만, 정작 지분투자를 한 기업은 대부분 국개은행이나 연기금이다.군인공제회는 2012년 10월 10일까지 몇 년동안 맥쿼리펀드의 최대 주주였다. 맥쿼리펀드는 한국 내 각종 민자사업에 총 1조 6,600억 원을 투자하고 있다. 맥쿼리펀드는 직접 투자한 회사로부터 후순위채를 발행해 10%가 넘는 이자를 챙기고 있다는 비난을 받는다. 시중은행 금리가 2배가 넘는 수치다. 군인공제회는 올해 국정감사를 며칠 앞두고 갑자기 지분의 일부를 매각해 최대주주의 지위를 포기했다. 국회감사를 염두에 뒀다는 지적을 받기에 충분하다.2004년도에는 일본계 고리대금 사채 업체에 CP(기업어음)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수백억 원을 빌려주고 고리의 이자를 받다가 여론이 나빠지자 회수하기도 했다. 산하사업체는 직영사업체와 법인체로 나뉜다. 직영사업체는 제일식품, 대양산업, 대신기업, C&C가 있다. 법인체로는 공우이엔씨, 덕평관광, 대한토지신탁, 한국캐피탈, 고려종합물류, 문학개발이 있다. 이들 기업은 국방부 사업을 위탁 운영하거나 군납을 하고 있다.높은 이익을 내 회원들에게 분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최소한의 사회적 가치도 존중해야 하지 않을까? 사채업체에 돈을 빌려주거나, 국민세금을 축내는 민자사업에 투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민자사업은 잘못된 수익예측과 손실이 발생할 경우 혈세로 보전해 줘야 하는 무리한 계약으로 엄청난 비난에 직면하고 있다. 군인은 명예를 먹고 사는 직업인이다. 돈은 잃어도 다시 벌 수 있지만 명예는 한번 잃으면 회복하기 어렵다. 군인공제회도 군에 관련된 기관이므로 수익에 앞서 회원들의 명예를 훼손하는지 여부를 먼저 판단해야 한다. ◇ 8-Flag Model로 측정한 군인공제회의 윤리경영 성취도▲ 그림 15-1. 8-Flag Model로 측정한 군인공제회의 윤리경영 성취도지금까지 진단한 내용을 바탕으로 ‘8-Flag Model’로 측정한 군인공제회 윤리경영 성취도를 종합하면 [그림 15-1]과 같다. 전반적으로 윤리경영 지수는 매우 낮은 수준이다. 리더십, 윤리헌장, 의사소통은 보통이고, 제도운영, 경영투명성, 사회가치존중은 낙제점이다. 가장 높은 점수를 보인 것은 이해관계자배려다. 회원들에게 일반 시중은행보다 훨씬 높은 금리를 보장하기 위해 고군분투(孤軍奮鬪)하는 모습은 아름답다. 그러나 이런 노력이 자칫 높은 위험을 초래해 장기적으로 부정적인 결과를 낼 가능성이 높아 우려된다.그리고 윤리경영 교육프로그램이나 실천노력이 전혀 보이지 않아 조금 황당하다. 결과적으로 8개의 지표 중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군인공제회는 한국투자공사(KIC)처럼 비윤리적 행위가 한번도 적발되지 않은 조직도 아니다. 청렴도가 높은 조직이라고 보기도 어렵고 직급을 불문하고 비리행위가 끊이지 않고 발생하는데 윤리교육을 하지 않고 있어 우려된다. 국회의 국정감사, 감사원의 감사, 국방부의 업무 감사를 받고 있어 투명경영이 보장되고, 비리행위를 근절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자만심의 극치에 불과하다.군인공제회의 윤리경영을 진단하면서 앞날이 걱정스럽다. 운용하는 자금의 규모에 비해 직원들의 전문성도 떨어지고, 투자한 사업도 위험도가 높은 부동산개발 비중이 높다. 현재 회원들에게 지급하는 이자율도 여전히 높아 과도한 금리를 지급하기 위해 위험이 높은 사업을 펼치지 않을 수 없다. 해외자원개발과 같은 사업은 수십 년 동안 노하우를 축적한 민간기업들도 꺼리는 사업이다. MB정부 들어 많은 공기업들이 해외사업을 벌였지만 성과는 신통찮다.군 관련 사업을 일부 하기는 하지만 기금을 운용해 수익을 내는 것이 목적이라면 군 출신 경영진에 대한 고민도 할 필요가 있다. 외부전문가를 일부 수혈해 전문성을 보강한다고 하지만 미봉책 수준이다. 경영진의 마인드가 바뀌지 않는다면 외부의 전문가도 역량을 발휘하기 어렵다.경영진부터 윤리경영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한다. 아무리 군인들이 청렴하다고 해도 돈을 만지기 시작하는 순간 부정행위 유혹이 생긴다. 남북대치와 주변 4개 열강의 각축장이 되고 있는 한반도의 안보상황을 고려해도 군인들의 사기진작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군인공제회의 윤리경영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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