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기업과 화이트기업] (38)면접을 하는 직원의 직급이 비정상적이어도 블랙기업
민진규 대기자
2016-06-17 오후 4:11:42
◈ 대기업이라도 말단 사원이나 대리급을 파견하는 것은 비정상

지금까지 경험으로 보면 대규모 취업설명회장에 사원이나 대리급 직원을 파견하는 기업이 매우 많다.

일부 기업의 경우에는 인사부서와 전혀 관계없는 영업부서나 생산부서의 직원들이 나와서 서류를 접수하고 회사에 관한 설명을 해 준다.

대기업의 경우 인사팀장이나 임원이 나오기 어렵다고 해도 인사팀 직원 정도는 현장에 보낼 수 있다. 그렇지 않을 경우 현장에서 직원을 채용할 의사가 없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반대로 중소기업인데 취업설명회에 사원이나 대리급 직원을 파견해 면접을 진행하는 기업도 있다. 이런 기업이 블랙기업일 가능성이 높다.

오래 근무하는 직원이 많지 않기 때문에 대리나 사원들이 현장에 나올 수 밖에 없고 세상을 아는 부장급만 되어도 순진한 구직자를 울리는 채용현장에 나가고 싶어하지 않는다.

기업의 업무구조를 잘 모르는 구직자들은 현장의 면접관이 매우 젊어 오히려 생동감 있고 좋은 회사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현장의 사원이나 대리에게 기업의 중요한 채용업무를 맡기고 이들이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분권적인 기업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 중소기업이라도 대표이사나 임원급이 대거 나와도 비정상

사원이나 대리급을 현장에 파견하는 기업도 있지만 설명회장에 기업의 대표이사나 임원급들이 대거 포진해 있는 것도 정상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직원이 10여명도 되지 않은 벤처기업이라면서 직원 채용에 임직원이 대거 출동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보통이 기업이라면서 그렇게 되기 어렵다.

일반 직원의 경우 근무 현장을 비울 수 없어 임원들이 나온 것인지 임원이나 대표이사가 직원들을 보낼 경우 혹시나 직원들이 회사의 좋지 않은 일을 말할까 두려워 직접 나온 것일 수도 있다.

화이트기업이라면 대표이사가 현장에 나와 간단한 면접을 통해 곧바로 직원의 채용을 결정하지 않는다.

대표이사가 아무리 모든 결정을 한다고 해도 직원의 채용을 혼자서 마음대로 결정하는 회사는 좋은 회사라고 보기 어렵다.

채용이 쉽다는 것은 해고도 그만큼 쉽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시이행을 제대로 못했다고, 불가피하게 출근이 늦어도 단 한마디 ‘그만둬’로 해고할 수 있다.

정상적인 기업이라면 직원의 채용, 해고 등의 의사결정을 위해서는 인사위원회가 열려야 하지만 블랙기업은 대표이사나 임원 등 부서장이 독단적으로 내린다. 

일부 대기업의 오너가 취업설명회에 나타나도 화이트기업일 가능성은 낮아

최근 일부 대기업의 오너나 대표이사들이 대학을 방문해 진행하는 취업설명회에 나타나 강연을 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학생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고 오너가 인재유치에 높은 관심을 보여줘 긍정적인 효과가 높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개방형 경영을 하는 미국기업의 오너라면 맞는 말이지만 한국기업은 다르게 봐야 한다.

오너가 나서서 기업이미지를 쇄신하지 않으면 좋은 인재를 유치하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하며 단순한 홍보 이벤트로 우수인재가 해당 기업에 지원할 가능성도 낮다.

그리고 미국 기업과는 달리 취업설명회에서 만난 오너를 기업에 취업한다고 해서 자유롭게 만나거나 대화를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미국 실리콘벨리의 혁신기업의 최고경영자들은 자신의 사무실을 모든 직원에게 오픈 하고 직원들이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도록 건물 현관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자신의 사무실로 위치하게 한다.

건물의 꼭대기 층에 위치해 엘리베이터조차도 별도로 운행하는 한국 대기업 오너들과는 차이가 있다. 서구의 혁신기업의 일부 행태를 모방한다고 해서 혁신기업이 되는 것은 아니다. 

  – 계속 - 

김백건 <국가정보전략연구소 윤리경영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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